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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작업노트
-1993

[ Image from Image ]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사실인가? 촉각으로 느끼는 그대로가 사실인가?
내가 인식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인가. 실재의 사실과 인간이 인지하는 사실은 별개가 아닐까?
나의 관심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사실’에 있다.
나는 Fiction을 싫어한다. Nonfiction은 따분하다.
실재(Wahrheit)는 나를 이성(Vernunft)적으로 긴장하게 하고 엄숙하게 한다. 그러나 그 이상의 흥미를 주지 않는다. 감성(Gefuehl)과 직관(Intuition)에 자극을 주고 Fantasy를 주기에는 너무 명확하기 때문이다.
나는 Fiction과 Nonfiction의 조합이나 혼용 속에 있고 싶다.
현실을 보며 환상을 섞고, 명확한 실존에 불확실한 의심을 품고 싶다.
사라져 확인할 수 없는 사실에 신념을 담고 싶다.
Identity를 설정하는 경계를 없애고 non Identity와 섞어 놓고 싶다. 이렇게 확장된 Identity가 그 본래의 모습일 테니까.
나는 서로 이질적인 것들을 연관 지어 놓기를 좋아한다.
시작부터 끝까지 나의 의지에 의존하기보다 각 대상 각자의 특성이 서로 만나서 스스로 발생시키는 Identity의 전환을 중개자 입장에서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 Montage 방법은 나를 ‘제작자’보다 ‘관찰자’로 만들기 때문에 부담감을 덜고 나의 억지에 머물지 않는 자유를 가져다 주어 좋다. 나는 다원적인 것을 거부하지 않는다. 이것들이 모여 하나가 되고, 하나가 된 것이 결국 도달될 수 있는 일원적 경계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예술이 목적지에 있기보다 여정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새로움을 만나는 것이 최대의 성취라고 본다.

Transfer / 전위이식(傳位移植) Transplant

* 피사체(사실의 이미지), 사진(피사체의 이미지), 입체조각물(사진 속의 이미지)들은 모두 동일한 정체성을 가진 실재 속에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사물들이다.
- 왜 동일한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가. 이것들은 물질로서는 전혀 다른 것으로 되었지만 그 이미지 혹은 관념(추정을 위한 정보) 등 인지 사항이 계속 연계되어 다른 물질로 이식되는 현상을 갖기 때문이다. 물론 그 주체는 인간의 감각과 사고이며, 절대적 정체성과는 무관하다.

[과거를 현현으로]

사진, 기억, 기록, 기성의 그림 등에 존재하는 Image는 지나간 시간 속에 비 물질로 과거의 실체를 드러내어 관념화하고 있다. 이것을 재현하여 [물질:Material]을 부여하면, 그것은 현재 여기에 있는 실체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얻어진 Image는 현재로 시간이동(혹은 전위이식)을 한 것이다.

[물질에서 물질로 이동하는 image] (증식, 이식: Propagation, Transplantation )

* 모든 물질은 물론 개념조차 발생지에서 출발하여 다른 곳으로 이동(Transportation)되어진다.
- 여기에서 이동이란, 장소(Place)의 이동에 대한 관심이라기보다 공간(Space)적 변화를 시간(Time)의 이동 상태로 이해하고, 옮겨지는 과정이나 수단, 이유에 흥미를 갖고 상정한 개념이다.
- 예를 들어, 역사적 진실은 실재(Existence)했던 사실(Fact)이 장소의 이동으로 존재(Real)한다기보다 시간의 이동이 그 사실을 현재에 이식(Transplant) 시켰기 때문에 성립 가능한 것이다.
- `간다` 혹은 `온다`는 의미 속에는 장소의 이동과 더불어 시간의 이동이 잠재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간의 이동을 배제하고 다른 장소만을 상정한다면 `동시에 공존`하는 `두 물체`가 되는 것이다.

* 이러한 관점에서 보아 `증식`이나 `이식`은 `시간의 이동`에 관한 인간의 잠재적 신뢰에 관계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 `복제(Reproduction)`의 개념을 보면 `원본`과 그로부터 파생된 `복사본`이라는 개념이 전제된다. 그것은 공간적 장소의 이동이나 물질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 동일한 요소의 전후관계(Context)에 잠재하는 `시간의 이동`이 복제의 개념을 구축하는 것이다. - Image에서 image로 이동해가는 것이다.
-`대량생산(mass produce)`은 현상적으로 이와 유사하지만 이를 구축하는 `동일성(Identity-Like)`이 시간의 전후 관계를 축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르다고 하겠다.

[음과 양, 경계의 만남] – 실루엣

* 형상의 Image는 빛에 의해 가시화 된다.
* 물질은 Positive와 Negative의 조합의 성격을 갖는다.
* Positive와 Negative를 결정짓는 경계까지 접근시키면 평면이 된다.
* +와 -사이에는 무엇이 존재하는가. 완전함이라 생각한다.
* 공간과 물체를 경계 짓는 윤곽선은 존재를 알리는 Signal이며 허상으로의 이동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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