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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k.7d 작품설명

사실의 세계로

사진이란 과거로서 존재하는가 아니면 현재적으로 우리 앞에 현시하는가?

사진은 오직 현재의 사실만을 찍을 수 있다. 사진 속의 상황은 우리의 관념의 세계 안에서 현재로서 정지되어 진다. 설령 과거에 촬영되었다 하더라도.

사진 촬영이라는 과정을 통해 사실의 세계가 이제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시간성과 공간성이 제거된, 관념의 세계로 전환되어진다.
사진은, 현재를 감싸(다른 시〮공간대와) 경계 지우는, 벽에 뚫린 창문이다. 이 창문을 통해 사람들은 과거를 볼 수 있다.

나는 이 남학생 학급 사진을 1994년 가을 베를린에 있는 어느 ‘벼룩시장’에서 발견하였다. 이것은 바로 내가 찾아 다니던 그런 사진이었다.
이것은 베를린(?)에서 1920년 10월 24일의 한 1학년 학급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이 사진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이 어린이들에게 깊이 빨려 드는 것을 느꼈었다.
왜 이들의 얼굴 표정은 이토록 슬퍼 보일까? 나는 사진의 뒷면에서 어린이들의 이름과 찍은 날짜를 발견하였다. 당시, 가난, 근심과 억압이 각인 되었던, 1차 세계대전이 지난 지 얼마 안 되는 시절이었다. 어린이들을 둘러싼 이러한 시대상황이 그 후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그들 자신이 이미 80세가 넘은 나이거나 이미 죽었을 지도 모르지만, 나는 이들을 “어린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그들이 사진 속에서 아직도 역시 6~7세의 모습으로 나와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어린이들은 나에게 있어 바로 현재의 어린이들이며 마치 살아있는 듯한 것이다.

나는 이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갔으며, 각각의 조각 하나하나에 고유한 개별적 정체성을 부여하였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보다 더 가까워졌다. 사진 속의 어린이들에게 시간성과 공간성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사실의 세계에 조각상으로 마치 우리들처럼 존재하는 것이다.

이용덕, 한국의 서울에서 태어나 국립 서울대학교 조소과에서 학부(B.F.A. 1982)와 대학원(M.F.A. 1989)을 마쳤다. 지금까지 그는 54회의 단체전, 그리고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는 “한국미술대전”에서 1986년 “우수상”과 1987년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유럽의 문화와 미술계를 경험하기 위해 독일에 왔다. 베를린 예술종학대학에서 그는 연구과정의 문화교육 연구작업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했으며, 그의 조각과 학부 과정과 Karlheinz Biederbick 교수 밑에서의 대학원 과정을 통하여 그는 그의 예술가적 역량을 신장시켰다.

“그는 그의 작품활동을 통해 기존의 통용되는 정체성들의 허구성을 명백히 드러내고자 한다. 모든 개념적인 것, 고정틀 너머에 있는 사물들을 불완전한 인간적 인식에 경험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개념들과 지칭(이름)들은 사물들에게 단지 그들의 ‘기능’에 따라 붙여진 상대적 정체성인 것이다. 이것들의 기능에 관련해 나온 것들은 용해되어 사라지고, 관찰자에게 이 사물들의 원래적 정체성을 드러내 준다. (중략) 집단의식화 현상과 집단적 평결, 그리고 집단의식화에 의한 이념적 평결이 그의 주된 테마이다.”

- 미하엘 브레이 –



재단법인 베를린 시립 미술관 / 슐뮤지움
이용적 초대 개인전



YONG DEOK LEE
KL.K.7D.24.10.1920. BERLIN


전시기간: 1997. 1. 21 ~ 2. 28

전시장소: 슐뮤지움 베를린 / 재단법인 베를린 시립 미술관
봘스트라세 32, 10179 베를린-미테
(학교사옥 3층, 장애자용 승강장치 없음)

개관시간: 화요일~금요일 9시~17시
단체관람은 매달 4번째 목요일 관람 안내가 있음.

입 장 료: 성인 3.00마르크
단체 1.50마르크
가족 5.00마르크
수요일 6세 이하 어린이 무료

교 통 편: 전철 2호선 메르키쉐스 뮤지움 하차
전철 8호선 하인리히-하이네 스트라세, 야노뷔츠 다리
전철 S 야노뷔츠 다리 하차
버스 265번 메르키쉐스 뮤지움 하차

조각가 이용덕의 작업 “KL. K. 7d. 24. 10. 1920. Berlin”은 당시 6~7세 된 소년들을 우리들의 현재로 불러오는 것이다.
그는 석고와 테라코타로 만든 그의 33형상들을 가지고 그 묘사된 어린이들을 개별성을 가진 인물들로 상정한다. 몸체의 통일된 한 형상을 통해 독자적인 그들의 얼굴들과 그로써 그들의 개성을 강조해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우리에게 아직도 모르는 사람으로 남아있다. 어디에서 어떻게 이 어린이들은 살았고, 놀았으며, 공부하였을까? 어떻게 그들의 생애가 진행되었을까? 그 사이에 늙어버린 소년이 한 사람이라도 오늘날 발견되어질 수 있을까? 우리는 X 혹 Y학교의 학급 “KL. K. 7d”의 자취를 찾을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이 전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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