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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덕 작업노트
2003


* Negative 부조 기법의 도입은

-현대를 각양각색의 양태로 살아가는 인물 군상들의 다른 시간, 다른 장소의 독립된 존재들을 이로부터 분리시켜, 나로부터 한 겹 너머 저편에 존재하는 모습으로 그려, 인간의 절대 독립된 개체(궁극에 혼자인)로서의 존재감으로 표출. 마치 상자처럼 분리된 현실에 갇혀 열심히 자기 세계를 걸어가고 있는 인간의 절대 고독의 모습을 표상.

[Walking People] --- 작가노트

사람들이 아름답다.
거리를 걷는 사람, 앉아있는 사람, 뛰는 사람들...
거리에 나선다.
나는 걷는다. 그들도 걷는다. 그들은 미지의 신비로 다가오는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나는 타인들 사이를 걷는다.
그들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옷 주름의 향연이 아름답다.
옷 속에 들어있는 몸의 생명력이 천을 밀치고 당기며 만드는 생동감에 나의 시선이 뺏긴다.
살아있는 생명감, 몸속에 흐르는 힘, 의지, 동작, 생각 등... 무엇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을까!
순간 정지된 움직임의 아름다움을 담는다.
그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지는 그대로, 불필요한 과장이나 외곡 없이 만든다.
이렇게도 아름다운 사람들을 가능하면 많이 영원한 현재의 시간으로 옮겨 놓는다.

걷는 사람들-연작 (Walking People-Series)에 관하여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각양각색의 인물들 중 각기 다른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걸어오는 모습]만을 모아 조각한 것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공으로부터 떠나와 작가의 조각하는 과정을 통하여 한 자리에 공존하게 된다. 이들 각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에게 주어진 고유의 공간 -즉 형상을 담고 있는 블록 같은 덩어리, 자신의 생활이라는 습관 혹은 관념이라는 틀(캡슐)- 안에 절대 고독의 모습으로 존재한다. 안으로 오목 들어간 Negative 부조 형식으로 조각된 인물의 걸어오는 모습은 한편 괴체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의 착각일 수도 있다. 이 모습들은 바라보는 나로부터 한 겹 너머 저편에 존재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마치 상자처럼 분리된 현실 속에서 궁극에 혼자인 인간의 절대 독립된 개체로서의 존재감을 표출하고 있다. 관찰자는 그 인물의 안에서 밖을 향해 인물의 외피를 바라볼 기회를 갖는다.
각자 개성 있는 옷차림새와 걸어가는 경쾌한 순간 포착이 생명감을 실감나게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한편 박제된 듯 정지된 순간의 모습이 현대인의 삶을 새롭게 조망하고 있다. 이들이 갖는 각자의 자의식과 Persona는 정지된 순간 속에 화석처럼 정적에 녹아든다. 그 존재들의 실존은 무엇인가 또 다른 전환 혹은 외부적 타자의 힘에 의해 실재하는 세계로의 환원을 요구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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